가을에 왜 편지를 쓰게되는지 알것 같아요
/ 정 규 호
계절은 항상 우리보다
더 무심한 거라지만,
오늘 달력을 보니
올해 11월도
벌써 11일째 더군요.
그래서 인지
지금 나의 마음을
전부 전하지 못하겠지만,
가을에
왜 편지를 쓰게 되는지는
알것 같습니다.
잘 있나요.
이쪽도 그럭저럭 입니다.
그래요.
딱히 할말은 없어요
잘 있는 사람에게
막연하게 잘 있으라고
당부하는 척 하고싶고,
함께했던 어제가
이 가을보다 더 좋았다고
말하고 싶네요.
가을은 매년와서 부추기겠지만
편지를 쓸 자신은
다신 없을거 같습니다.
그래도
무심한 계절에게
지치지도 않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그리움에게
감사합니다.
poem.ion.kr
정규호(전 동두천시 보건소장) 온라인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