낟알을 다 뜯기고
만신창이로 들판에
버러진 지푸라기,
그러나 새의 부리에
물리면 보금자리가 되고
농부의 손에 잡히면
새끼줄이 된다.
세상에는 지푸라기처럼
뜯기고 뜯기어 상처
투성이로 버림받고
생의 의욕을 상실한
착한 사람들도 많으리라.
지푸라기처럼 한심해
보였던 인생도 삶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
분명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지리라.
누군가의 좋은 만남의
인연으로 새끼줄이 되고
둥지가 되리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우리네 인생길 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 보다는
휘청 굽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둘러 걸어갔더니
넘어지게 되고,
앞만보고 걸어갔더니
지치게 됩니다.
급하게 걸어갔더니
후회할 일이 생기게되고,
욕심껏 걸어갔더니
힘든일만 많아지고
맙니다.
조금은 천천히
조금은 신중하게
조금은 비워내며
쉬엄쉬엄 걸어가도
인생길 늦는건 아니더라.
서로가 길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오늘도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려합니다.
바보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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