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는 나보다 더 자주 별을 보는 사람'



작가가 되는 길을 묻는 이들이 있다. 전업 독자에서 전업 작가로 인생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느껴진다.



천문학자는 나보다 더 자주 별을 보는 사람이다. 그들은 내가 땅을 보고 걸을 때도 하늘을 본다. 내 고개와 그들의 고개는 90도 차이가 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라. 당신이 보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무엇이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지 궁금해하길 바란다."라고 스티븐 호킹은 말했다. 천문학자에게는 별의 미세한 변화를 발견했을 때가 가장 기쁜 순간이다. 이것이 그들은 천문학자이고 나는 아닌 이유이다.



화가는 나보다 더 자주 물감과 붓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나는 물감 묻힐 일이 일 년 가야 한두 번도 없지만, 그들은 거의 매일 손과 옷에 물감이 묻어 있다. 피가 땅으로 스며들듯 색채가 그들의 정신에 스미고 뇌를 물들인다. 연두색을 좋아하는데 자신에게는 파란색밖에 없다면 세상의 노란색을 찾아 두 색을 섞어서 연두색을 만든다. 그것이 화가인 그들과 화가가 아닌 나의 차이이다.



음악가는 나보다 더 자주 악보를 보는 사람이다. 그들은 꿈에서도 오선지 위를 걷고, 기차 선로를 보면서도 피아노 건반 삼아 음을 연주한다. 그들에게는 음악과 음악 아닌 세계에 아무 차이가 없다. 자신의 감정으로 세상 사람들의 감정에 영감을 준다. "예술의 가장 큰 목적은 영감을 주는 일이다. 그 외에 다른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감을 주는 것 외에?"(밥 딜런)라고 말하는 듯하다.



작가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자주 글을 쓰는 사람이다.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글 쓰는 시간에 바치고, 일요일에는 밤새워 쓴다. 길을 걷다가 혼자 중얼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을 상실한 사람 아니면 작가이다. 경기도 외곽에서 자취 생활할 때 집주인은 하루 종일 방에 처박혀 있는 것도 모자라 대문 앞에 앉아 문장을 중얼거리는 나를 정신이상자로 알고 내보내려 했다. 작가는 고장난 시계를 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계를 고장 내고 시간을 벌어서 글을 쓰는 시간 수리공이다. 가장 쉬운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쓰기 두려운 것을 쓴다.



미국 시인 도널드 홀이 조각가 헨리 무어에게 물은 적이 있다.

"이제 80세가 되셨으니, 잘 아실 텐데요, 인생의 비결이 무엇인가요?"

헨리 무어는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다.

"인생의 비결은 일생을 바쳐서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일, 단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자신이 쉽게 해낼 수 없는 일이어야 한다."



당신이 명상 수행자라면 당신에게는 하루 종일 명상을 할 자유가 주어진다. 하루 종일 명상을 하지 않을 자유가 아니라! 전업 작가여도 마찬가지다. 당신에게는 여건이 허락할 때만 글을 쓸 자유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글쓰기에 몰입할 자유가 주어진다.



전문 도둑의 경우도 우리보다 더 자주 물건 훔치는 일을 연구한다. 그들은 여러 번 현장답사까지 한다! 감옥에 대한 글을 쓰는 작가가 더 생생하게 쓰기 위해 감옥을 자기 집처럼 드나드는 경우를 보았는가? 하지만 도둑은 감옥살이를 하고 나와서도 또 훔친다.

판사가 도둑에게 묻는다.

"왜 남의 집에 침입하는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경고했는데도?"



도둑이 말한다.

"존경하는 판사님, 저는 항상 판사님의 충고를 기억하고 따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문에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제 자신을 멈출 수가 없어서 다시 이 자리에 잡혀 오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화가든 음악가든 작가든 혹은 IT 전문가든 스스로에게 감옥형을 내린 사람이다. 세상의 법칙은 이만큼 간단하다. 한 가지 예외는 있다. 생각만 많이 한다고 해서 위대한 사상가가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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